병기兵器이 종류는 많지만 크게 장병기長兵器와 단병기短兵器로 나누어진다. 장병기는 창槍과 곤棍을 위주로 하고, 단병기는 검劍과 도刀를 위주로 한다.
《무예도보통지武藝圖譜通志》에 『칼의 양편에 날이 있는 것을 검劍이라 하고, 한편에만 날이 있는 것을 도刀라고 한다. 후세에 와서 도刀와 검劍이 서로 혼용되었다.
고대에는 검을 숭상하고 후세에는 도를 숭상하였으니, 이것은 무기로서의 예리하고 둔한 것에 관계된 것이 아니고 모두 습속이 같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하였으며,
또한 『대체로 검劍은 고제古制이나 오늘의 요도腰刀로도 사용할 수 있다』라고 하였다.
검과 도의 종류는 다양하고 자세가 서로 특이하여 변화의 오묘함이 비록 다르지만, 그 이치는 서로 구분되지 않는다. 《무예도보통지武藝圖譜通志》에 실린
본국검ㆍ예도ㆍ쌍수도ㆍ쌍검ㆍ왜검ㆍ제독검ㆍ마상쌍검 등은 비록 쓰이는 용도는 같지 않으나 모두 환도環刀를 사용한다고 하였다.
발가락이 땅을 잡아 온건하기가 태산과 같이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 환도環刀는 허리에 차는 칼腰刀이다. 칼등이 약간 후박하고 무게가 가벼우며 칼면이 좁아 마치 검劍에 한쪽 날이 없는 것과 유사하다.
환도環刀는 검의 사용법을 그대로 쓸 수 있을 뿐 아니라, 도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이로움이 있다.
【참고】검劍과 도刀는 모두 단병기短兵器이지만, 그 형태가 달라서 수련법과 용법에 차이가 있다.
도刀의 모양은 검劍과는 달리 한편에만 날이 있고, 반대편에는 칼등이 있다.
도刀의 칼등은 몸에 붙여도 상처를 입지 않으므로, 머리를 감싸 돌리고 손으로 칼등을 받쳐주며, 겨드랑이 밑에 도刀를 감추거나 상대의 병기兵器를 막는 등의
동작을 할 수 있다. 또한 칼등은 격법擊法의 힘ㆍ속도ㆍ폭을 향상시켜 주므로 도법刀法이 맹렬하게 된다. 그러므로 도법刀法은 대부분 동작과 폭을 크게 하여
빠르고 날카롭게 베어 치는 것을 강구하고 있다.
검劍의 모양은, 도刀와는 달리 양편에 날이 있으므로 도刀처럼 몸에 붙이고 감아 돌리거나 손으로 받쳐 줄 수는 없다. 또한 양검날은 얇고 날카로워서 민첩하게 움직이고,
검봉劍鋒은 양편으로 비스듬히 나누어져 있어 찍어 치는 것을 위주로 하므로, 검劍의 운용은 경쾌하고 영활하게 변화하면서 베어치고 찌르는 것을 강구하고 있다.
도검刀劍의 크기와 무게는 사람마다 일치하지 않는다. 사람은 선천적으로 타고난 몸이 다르고 후천적으로 성장하는 과정도 다르므로, 사용하는 병기의 길이와 무게는
사람에 딸라 달리하여 영활하게 운용하고 뜻대로 휘두를 수 있어야 한다.
큰 것이 작은 것을 이긴다거나, 무거운 것이 가벼운 것을 이길 수 있다고만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상대와 겨룰 때에는 기술의 수준과 환경이 어떠한가를 보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도검의 길이는 칼끝으로 지면을 짚고 설 때에는 배꼽을 기준으로 하고, 칼을 거꾸로 하여 반수反手로 잡을 때에는 귀耳, 즉 미간눈썹을 기준으로 하여
넘지 않도록 한다. 칼의 무게 중심은 반드시 손잡이에 가까워야 한다. 《무예도보통지》의 예도 편에 『칼은 손과 같이 가벼워야 한다』라고 하였다.
너무 길거나 무거우면 사용하기 불편한 것이다.
【참고】수련 시에 검이 너무 가벼우면 손목의 힘을 기를 수 없고, 너무 무거우면 팔과 손목이 둔해져서 영활한 묘용을 얻을 수 없게 된다.